박 선생은 대학을 졸업한 지 3년 만에 꿈에 그리던 교사가 됐다. 고등학교 2학년 담임 배정을 받은 그는 첫 수업에 들어갔다. 그런데 수업을 시작하자마자 책상에 머리를 대고 잠을 자는 학생들을 보게 됐다. 박 선생은 그런 학생에게 다가가 공부하자며 흔들어 깨웠다. 그러자 학생은 “학교 오기 싫어 죽겠지만 꼰대한테 안 터지려고 왔으니까 신경쓰지 마세요”라고 대답했다. 여자 선생이라고 무시한다 싶어 한 번 더 다그쳤더니 그 학생은 무지막지한 욕설을 하고서는 교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박 선생도 망연자실 교무실로 돌아와 숨죽여 울다가 도저히 학생들을 가르칠 수 없겠다는 생각에 사표를 냈다.
최 모 교장선생님의 회고다. “10년 전에는 선생님들이 하는 일 중에 제일 중요한 일이 땡땡이 친 녀석들 찾으러 읍내 당구장과 PC방, 심지어 막걸리집까지 뒤지는 일이었습니다. 그 학생들은 커서 무슨 일을 하고 뭐가 될 것인지 목표가 없었기 때문에 학교 오는 걸 싫어했어요. 수업을 듣는다 해도 진도를 따라갈 수가 없으니 잠자는 애들이 많았고요. 그러다가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헌신적으로, 그리고 매우 구체적으로 아이들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주는 프로그램 팀을 만났습니다. 재단과 선생님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해서 학생과 학부모를 설득하고 며칠씩 몇 차례에 걸쳐 비전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2~3년 동안 힘을 모아 애를 쓰니까 학교가 바뀝디다. 학교 안 온다고, 공부 안 한다고 윽박지를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스스로 알아서 잘 하게 되더라고요.”
남구 노대동에 있는 진남중학교는 학생들에게 꿈과 비전을 강조하고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실천하게 한다. 비전관 벽면에는 비전 트리를 만들어 평생 진로를 그리게 하고 있다. 롤 모델로 반기문, 박지성, 한비야, 백남준, 김연아, 강수진, 테레사 수녀, 오드리 헵번이 등장한다. 학생들은 각자 진로지도용 ‘꿈 노트’를 지니고 있다. 1학년은 ‘I Have a Dream’, 2학년은 ‘꿈 넘어 꿈’, 3학년은 ‘Rainbow Dream’이라 이름 붙인 노트에 꿈을 적고 고치고, 지우고 다시 쓴다. ‘스스로 학습 플래너’도 활용한다. 학교에 오면 교실, 운동장, 식당 등 곳곳에서 스스로의 꿈을 되새기고 수정하며 훈련한다.
열아홉 살에 보험 세일즈맨을 시작했던 가난뱅이 Paul J Meyer는 ‘생생하게 상상하고 간절하게 소망하며, 진심으로 믿고 열정을 다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글을 새기고 또 새겨서 실천함으로써 억만장자가 되었다. 그는 사람들을 네 그룹으로 나누었다.
D: 구호대상 하류층(27%) ==== 목표 없이 닥치는 대로 사는 사람들
C: 먹고 살 만한 중류층(60%) == 남들 사는 대로 사는 사람들
B: 성공한 상류층(10%) ====== 목표는 있으나 마음속에만 가진 사람들
A: 엄청나게 성공한 사람들(3%)= ‘글로 쓴 구체적 목표’를 새긴 사람들
Meyer는 이렇게 해설한다. A그룹과 B그룹은 지능지수와 학력에서 차이가 없지만 A는 B보다 10배 이상의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데 그 차별의 핵심은 “목표를 글로 썼느냐, 쓰지 않았느냐에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