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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물따라'-1코스(경열사-5.18묘지-생용마을)
아카데미 | 2009-09-01 20:06
조회 : 14,555

‘길따라 물따라 광주한바퀴 출발!!

  일시 : 2009년 8월 31일 10:00~19:00

1코스 : 발대식→경열사→석곡마을→주룡마을→국립5·18묘지→수곡동→용전마을→생용마을

 <‘길따라 물따라 광주한바퀴’ 출발>


광주지역 곳곳의 생생한 현장 체험 및 시민여론과 교감함으로써 지역발전을 위한 인재육성 공감대를 확대하기 위한 ‘길따라 물따라 광주한바퀴’가 8월 31일(월) 오전 광주시 동구 대인동 ‘무등사랑(사)인재육성아카데미’에서 발대식을 갖고 출발했습니다.

오전 10시 ‘사랑’앞 마당에서 출발식을 시작으로 밤 8시까지 진행됐습니다.

무등사랑 임직원과 1기생등 30여명이 참석한 출발식에서 김남표 무등사랑 운영위원은 격려사를 통해 “지역인재를 키워내기 위한 취지의 이번 행사가 잘 되어 우리지역 청소년들이 떳떳하게 좋은 직장을 찾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씀했습니다.

이어 등단한 정찬용 이사장(전 청와대 인사수석)은 “이번 행사는 인물탐방, 민생탐방, 지역 문화탐방을 할 것”이라며 “10여차례에 걸쳐 광주의 고샅길을 깐깐하게 살펴보겠다”라고 말씀했습니다.

이 행사에 관심을 갖고 일부 언론사 기자님들이 참석하여 카메라플레시를 잇따라 터뜨렸습니다.

 

<경열공 정지장군 사당>

출발식을 마친 참가자들은 승합차에 탑승, 광주시 북구 석곡동 오전 10시 53분 경열사에 도착했습니다.

금방 소나기라도 쏟아낼 것 같았던 잔뜩 흐린 날씨속에 경열사 가는 길은 노란 국화꽃과 흰색과 보라색이 짙게 배인 무궁화꽃길은 가는길을 가볍게 해주었습니다.

경열사에 도착했더니 경열사는 한창 중건(重建)작업이 진행중이었습니다.

금년 5월부터 시작해서 정지(鄭地)장군의 추모일인 11월 19일 마친다고 합니다.

경열사(景烈祠)는 경열공(景烈公) 정지(鄭地)장군(1347~1391)을 모신 사당입니다.

고려말 우리나라에 들끓던 왜구를 무찔러 나라를 구해낸 큰 인물로, 지금은 해군참모총장이라 할수 있는 도절제체찰사(都節制體察使)에 올라 고려말 3대 대첩이라 불리는 관음포(지금의 경남 남해)에서 왜구를 격멸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고려말 3대 대첩은 정지장군의 관음포대첩과 이성계의 황산대첩, 최영의 홍산대첩이라고 합니다.

정지장군은 우리 고장 나주출생으로 나라가 어지러웠던 고려말의 우왕복위사건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모든 관직을 박탈당하고 감옥에 갇히는 불운한 세상을 말년에 보냈다고 합니다.

정지장군은 고려말 충신으로 꼽히는 두문동72현에 포함돼 있다고 ‘정지장군 유적보존회’에서 설명했습니다.

정지장군은 그후 1644년 인조때 그 명예가 회복됐다고 합니다.


정지장군의 위세가 어찌나 컸던지 후일 일본은 일제시대에 정지장군의 비문을 니폰도로 베어버렸고, 그 흔적이 지금도 남아있습니다.

이후 윤보선 대통령이 정지장군에 대해 찬양했다는 기록이 남겨져 있으며, 광주시에서도 그분의 애국정신을 본받아 광주역-양유교-돌고개-농성광장에 이르는 도로를 ‘경열로’라고 이름짓고 그분의 숭고한 뜻을 시민들이 알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금남로라는 이름은 정지장군의 9대손인 정충신(鄭忠信)장군(1576~1536)을 기리는 도로명으로, 정충신장군은 이괄의 난을 평정하고 정묘호란때 큰 공을 세웠다고 합니다.

정지장군의 높은 애국정신을 후대에 널리 알리기 위해 정부는 해양강국의 핵심전력인 1800톤급 잠수함에 “정지함”이라고 명명하고 2008년부터 가동하고 있습니다.

정지함은 대함전 및 대잠전, 공격기뢰 부설, 적 주요기지 봉쇄/차단능력을 갖춘 세계 최고의 디젤 잠수함으로, 한국형 이지스구축함과 함께 우리 해군의 핵심전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대양에서 작전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위성통신장비를 탑재해 세계 어디서나 통신이 가능한 연합작전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정찬용 이사장은 경열사에서 사당 관리장에게 “역사인물 묘관리에 노고가 많습니다”라며 위로 격려했습니다.


<풍요로운 농촌길>



사당에 참배를 마친 참가자들은 도보로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26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석곡87번 시내버스외에는 좀처럼 차량운행이 한적한 전형적인 시골길입니다.

벼가 영글고 고추가 익어가는 농촌길은 노란색과 주황색으로 한껏 뽐내는 금송화가 가로화단에 피어있었습니다.

죽곡마을에는 무려 400년이 된 구나무(느티나무)가 모정앞에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어른 4명이 아름을 벌려야 겨우 닿을 정도로 거목(巨木)이었습니다.

2m 높이에 큰 가지가 3갈래로 벌어져 있었는데, 어렸을 때 올라가서 잠을 자 보지 않은 주민이 없었을 만큼 마을의 ‘아이콘’이었습니다.

이 죽곡마을에도 농촌의 여느 마을과 다를 것 없이 젊은 청년이 없다고 합니다.

아마 바로옆에 있는 광주동초등학교의 재학생수가 짐작이 가고도 남았습니다.

 노부부가 포도농장앞에서 길가는 차량을 상대로 포도를 소매하는 모습이 간간히 눈에 띄었습니다.

 "손님이 좀 있느냐”는 질문에 “차도 별로 안다녀 거의 팔리지 않는데, 그래도 내놓고 있어야지라우”라고 말했습니다.

 

<추어탕에 막걸리 한사발>

11시 55분 석곡삼거리 한 추어탕집에 도착했습니다.

음식맛이 상당히 알려졌는지, 많은 손님들로 붐볐습니다.

광주에서뿐 아니라 대한민국 지식인 사이에서 크게 존경받는 詩人 문병란 선생님이 식사중이셨습니다. 정찬용 이사장의 고등학교 은사님을 ‘광주한바퀴’ 걷는 중 만나 뵙게 되어 더욱 반가웠습니다. 막걸리 한잔을 권했더니 오후 수업때문이라며 마다하셨습니다.

폭염속 탐사학습이라 점심시간도 넉넉하게 잡아뒀지만, 구름이 잔뜩 낀 날씨에 그리 덥지 않다는 판단을 하게 돼 12시 40분 다음 코스로 갈 채비를 했습니다.


<운정동 쓰레기 매립지>

석곡치안센터를 지나 고속도로 지하차도를 통과할 즈음 도랑이 나왔습니다.

눈으로 본 도랑물은 매우 깨끗해 보였지만, 물속에는 농촌에서 버린 비닐이 그대로 드러나 보였습니다. 관개수로 정비차원에서 시멘트구조로 바뀐 도랑은 물이 깨끗해 보였고, 피라미 몇 마리가 보였습니다만 이런 도랑을 조금 정성을 가지고 살려내면 붕어 미꾸라지도 늘어나고 우리 모두가 살기좋은 마을이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시멘트블록화로 수초가 사라져 버렸기에 물고기는 살수 없을 것은 너무나 뻔했기 때문입니다.


주룡(舟龍)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주룡마을은 인근 운정동에 쓰레기매립지가 조성되면서 그곳 주민들 상당수가 이주해왔다고 합니다.

지금이야 광주시 남구 향등마을에 광역매립지가 있으나 그 매립지가 생기기 전까지 광주시내에서 배출된 쓰레기들이 매립됐던 곳이라고 했습니다.

지금이야 시민들의 의식수준이 높아 쓰레기가 발생하면 재활용 분리, 소각, 매립이 엄격하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못해서 집단민원이 자주 발생했던때가 있었습니다.

정찬용이사장은 대원들에게 “분리수거와 재활용에 더욱 신경을 써서 소각과 매립을 대폭 줄여야만 지구가 살고 후손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생활할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맨드라미 꽃길이 조성된 시골길은 등나무 담도 눈에 자주 띄었고 담장에 호박이 열려있기도 했습니다.

5.18국립묘지 조성으로 마을 안길도 넓혀졌지만, 교통사고도 늘어 주민들이 좌불안석이라고 한 주민이 전해왔습니다.

<아, 5·18묘지!>

수없이 많아 와 본 곳이지만 오늘따라 감회가 달랐습니다.

우리나라의 민주화 과정에서 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현장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800여기가 조성돼 있고, 잔여 안장도 200여기가 확보돼 있다고 합니다.

이곳은 5·18유공자 등 안장대상이 4천400여명(5.18민주화운동 관련 보상금지급결정자)이 있는데, 세월이 지나 이분들이 모두 돌아가시면 이곳에 묻히게 된다고 합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이들이 죽으면 국가보훈처 산하 국립묘지안장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안장여부를 판정받는데, 파렴치범은 대상이어도 안장이 불가판정을 받습니다. 그러나 5·18후유증으로 가정이 파탄나고 정신질환을 앓는 등 삶의 고통을 받아오다 경제관련 범죄행위자가 된 경우가 간혹 있는데, 이들을 파렴치범으로 분류돼 안장에서 제외되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좀 더 융통성이 발휘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수곡동 어린이집>


5·18 묘역 참배후 구 묘역을 지나 수곡동의 한 어린이집에 도착했습니다.

주변마을이 크지 않았음에도 어린이 80~90명이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주변뿐 아니라 그곳에서 멀리 떨어진 일곡지구와 양산지구, 첨단지구 어린이들도 상당수가 이곳까지 다닌다고 합니다.

농촌의 어린이집은 도심권의 어린이집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마당 한가운데 모래 시름판도 있고, 닭이랑 오리도 있었습니다.

이들에게 모이를 주는 어린이들의 표정에서 평화가 들여다 보였습니다.

때마침 10여명의 학부모들이 그곳에 있었는데 ‘무등사랑’이 무엇하는 것이냐 묻자, 정찬용이사장은 “이들이 커서 인재로 자라날 수 있도록,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잡는 법을 가르치는 곳”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수곡마을 길에서 만난 한 할아버지는 연세가 올해 87세인데 너무 정정했습니다. 20년은 젊어 보인다는 말에 “늙은이를 너무 놀리지 마라”면서 “비슷한 연배의 남자들이 인근마을까지 합쳐도 거의 없어 노인당에 갈수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노인당에는 거의 할머니들만 계셔서 마뜩찮았나 봅니다.

 

 <사랑의 식당과 노인대학>

수곡마을에서 큰길로 나와 담양쪽으로 바라보면 야산위에 광북교회가 우뚝 서 있었습니다.

마을 노인들의 설명대로 사랑의 식당과 노인대학이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40여년이 된 이 교회는 송재건 목사가 15년전부터 담임목사로 봉직중이고, 송 목사는 과거 우체국에 근무하는 공무원이었다고 합니다.

광주시내 교회면서도 농촌교회 특유의 여유와 정겨움이 집게 묻어나왔습니다.

교회앞에서 빙 둘러봐도 주변의 마을에 인구가 거의 없어 보입니다.

그럼에도 이 교회는 80~90명의 신도들이 있다 합니다. 인근 마을뿐 아니라 도회지에서도 일부 신도들이 온다고 합니다.

그러나 신도 가운데 70%는 70대 이상이라 합니다. 심지어 94세 90세된 할머니도 있다고 합니다.


조그마한 교회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효자효부상 제도 시행과 사랑의 식당 운영, 노인대학 운영 등이라 했습니다.

오랜 역사동안 주민들과 함께해온 이 교회는 과거 인근 초등학교에 장학금을 주어 오다가 효자효부상 시상제를 도입해 금 3돈을 시상금으로 수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금값이 많이 올랐다는 얘기도 덧붙였습니다.

이 교회는 또 1년에 한번씩 멀리 위치한 동사무소 등 공공기관을 찾아 떡과 과일 등을 갖고 찾아가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매년 5월에는 시·구의원과 구청장, 부녀회장 등을 초청하여 감사행사를 갖는다고 주민들이 말했습니다.

사랑의 식당을 운영중인 송 목사는 “노인들이 혼자 살면서 끼니를 거르는 일이 많아 시작했으나, 노인들 숫자만을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행정 잣대가 현실을 너무 모르는 처사”라고 안타까워했습니다.

노인대학이 노인들에게 큰 인기라고 설명한 그는 “좀 더 많은 손길이 닿았으면 좋겠다”고 소원을 말했습니다.

<생고기, 광주만의 음식?>

오후 5시 30분에 발길을 재촉한 참가단은 30분을 걸어 용전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더위를 피해 모정에 앉아있던 한 주민이 더운데 수고가 많다며 아이스크림을 전 대원들에게 나눠주며 격려를 했습니다.


광주의 쇠고기 매니아라면 거의 다 아는 한 생고기전문식당이 눈에 보였습니다.

그 주인은 24년간 한길만 팠다고 합니다. 24년전 쇠고기 600g 한근에 6천원을 했는데 지금은 3만2천원이라고 합니다.

김치연구소와 결부돼 한우고기 음식문화가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용마을, 견훤의 생가?>

생용마을로 진입하는 농로에는 비닐하우스가 많았습니다.

방울토마토와 오이, 고추를 심고 있었습니다. 농가 주인이 방울토마토를 맘껏 따먹어도 된다고 대원들에게 권했으나, 말라 비틀어질 정도로 흉작이 모습에 가슴이 아팠습니다.

생용마을에 도착했더니 후백제를 세운 견훤이 태어난 곳이라는 설이 있었습니다.

일반 마을이름에 龍자가 들어가면 되역죄로 다스리겠지만 견훤과 겨뤄 이긴 고려조에서도 상대방을 인정하여 인근 9개 마을 이름에 용전, 생용, 용두, 오룡, 신룡, 용강 등이 있습니다.

우리 지역 유일의 왕도(王都)가 아닐까요?

경북 상주라는 설이 많이 퍼져 있으나 이곳 생용마을이란 설도 있다고 합니다. 역사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근거가 없기 때문에 야사(野史)의 수준을 벗어나기 힘들어 보입니다.

 

<사회복지시설>

주변에 위치한 한 요양원을 지나갔습니다.

광주지역 최고의 시설로 설립된 사회복지시설이라고 합니다.

이 시설은 환경오염행위가 아에 발생치 않도록 1회용 기저귀를 사용치 않고 모두 손빨래를 한다고 합니다.

1주일에 3일간 하루 4시간씩 도랑치우기를 벌이고 있는 노인들에게는 소일거리로 ‘인기있다’는 설명을 듣고 씁쓸했습니다.

머잖아 우리나라가 노인시대로 접어든다고 전망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정찬용 이사장이 “진지 잘 드시나요, 밥맛은 어떤가요?”라는 질문에 90살은 넘어 보이는 한 노인이 이빠진 모습으로 “좋아, 좋아!”라고만 외쳤습니다.

봉숭아 물들이는 헝겊조각이 씌어진 손톱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웃는 할머니들 모습에서 스무살 처녀의 모습이 잠깐동안 오버랩됐습니다.

아마 이 노인들은 모두 자녀가 따로 떨어져 살고 있을 것입니다.

 

<무등사랑이 뭐하는 곳이라요>

식당에서 만난 60대 가량의 한 남자가 ‘길따라 물따라 광주한바퀴’라고 적혀진 ‘무등사랑’ 유니폼을 보고 진한 전라도말로 “테레비에서 많이 본 사람같은디이, 날씨도 뜨건디 머덜라고 한바꾸 도요?”, “무등사랑이 뭐시라요”라고 물어왔습니다.

정찬용 이사장은 “우리 자식들이 취직좀 잘 되게 가르치는 것이라요. 지역인재들 잘 키워 보고자 합니다. 우리 자식들이 자신감을 갖고 도전할 수 있도록 방법을 집중적으로 지도합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자 그분은 “앗다메, 참 존일 허요이. 잘해보씨요”라고 격려를 해줬습니다.

모든 행사가 마쳐진 시각은 저녁 7시가 넘어서였습니다.

더운 날씨에 끈적거리기도 했으나 많은 것을 보고 배웠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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