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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피플 인터뷰]정찬용, “사람다운 삶 보장되는 광주 만들겠다”
아카데미 | 2010-04-13 16:08
조회 : 12,410
[폴리피플 인터뷰]정찬용, “사람다운 삶 보장되는 광주 만들겠다”
“광주 민주당, 시민들 우롱하고 있다...민주당 제외한 후보단일화 이룰 것”
[폴리뉴스 박기호 기자 ] 기사입력시간 : 2010-04-12 22:29:39
(ⓒ사진제공:정찬용 예비후보)
지난 2002년 노풍(盧風)의 진원이 된 민주당 광주경선 당시 막후에서 노 대통령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이 무소속의 깃발을 들고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에서 과감하게 출사표를 던졌다.

이처럼 민주당의 아성인 광주에서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한 정찬용 광주시장 선거 예비후보를 <폴리뉴스> 자매지 월간 <폴리피플>이 만나봤다.

정찬용 예비후보는 “사람다운 삶이 보장되는 광주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히면서 “광주는 지금 정치적·경제적 위기를 안고 있기 때문에 출마를 하게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에서 ‘광주를 광주답게, 시민을 행복하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들고 나선 그는 “광주의 정체성을 찾고 시민의 삶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면서 “의향(義鄕), 예향(藝鄕), 미향(味鄕) 등 3향의 도시라고 불리는 광주의 정체성에 재향(財鄕)까지 더한 4향의 도시로 발전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장이 되면 사람다운 삶이 보장되는 광주, 약자가 보호받는 광주, 다른 도시에 자랑할 수 있고 세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는 광주다운 광주를 만드는 일을 위해 그동안 꿈꾸어왔던 바를 실현해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깃발만 들고 나서도 당선이 보장된다는 광주에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한 것에 대해 그는 “광주 민주당은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의 서거 이후 중심을 잃고 있으며 시민들의 뜻을 도외시하고 우롱하고 있다”며 “광주에서 민주당을 제외한 각 정파가 모여 4+알파의 구도가 형성돼 단일화 합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조금씩 다른 조건들 때문에 단일화를 합의하는 데 다소 진통이 있지만 끝내는 성사시킬 수 있다고 본다”면서 “광주 민주당에 맞서는 단일후보가 등장하면 지금까지의 판도가 확 바뀔 수 있다”며 선거 승리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또 “민주정권 재탈환은 국민과 나라를 살리는 시대적 소명”이라 밝히면서 광주시장 선거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다음은 정찬용 예비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출마의 변을 밝혀달라.

세 가지 이유 때문에 출마를 결심했다. 첫째, 지금 광주는 여러 가지 위기에 놓여있고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우선 광주를 광주답게 이끌 리더십이 없다.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 서거 이후 광주의 중심을 잡아줄 정치적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서거한 두 전직 대통령의 정치철학이나 생전의 당부는 온데간데 없이 텃밭만 지키려고 하고 있다.

둘째, 광주는 경제적 위기를 안고 있다. 광주는 서남해안 시대의 중추기능 도시로서 커다란 역할을 해야 할 위치에 있지만, MB정권 들어 호남에 대한 홀대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또한 시민들의 생활과 삶의 질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광주가 시민들의 희망이 사라지고 활력이 없는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

셋째, 전국적 관점에서 광주의 역할을 살펴보는 일이다. 2년 전 이명박 대통령을 뽑았을 때 우리 국민들은 대통령이 경제를 아주 잘 살려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 대부분의 국민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다. 그래서 출마를 결심하게 되었다. 민주정권 재탈환은 국민과 나라를 살리는 시대적 소명이다.

-이번 광주시장 선거에서의 목표와 비전은 무엇인가?

이번 선거의 캐치프레이즈가 ‘광주를 광주답게, 시민을 행복하게’이다. 전국적 차원에서의 목표는 물론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함으로써 2012년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지만, 광주에 국한시켜 본다면 광주의 정체성을 찾고 시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이다. 모든 시민이 경제적 풍요를 누리며 사회적 약자가 보호받고 아이들과 여성, 노인들이 안전하게 생활하는 활력과 희망이 넘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의향(義鄕),예향(藝鄕), 미향(味鄕) 등 3향의 도시라고 불리는 광주의 정체성을 찾는 길이다. 3향에 이제는 재향(財鄕)까지 더한 4향의 도시로 발전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정 수석이 시장이 되어야 할 이유와 강점은 무엇인가?

내 삶의 좌우명이 호시우행(虎視牛行)이다. 결정하기까지는 진중하게 생각하지만 한번 결정하면 뚜벅뚜벅 걸어왔다. 거창에서 농민운동과 YMCA운동을 할 때, 광주에서 시민협을 조직하고 통합시킬 때, 청와대에서 참여정부 인사정책을 다룰 때 일관된 나의 자세라 생각한다. 지금 광주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 시장 출마를 앞두고 광주를 빙 둘러보며 무겁게 생각했고 지금 소처럼 걸어가고 있다. 시장이 되면 사람다운 삶이 보장되는 광주, 약자가 보호받는 광주, 다른 도시에 자랑할 수 있고 세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는 광주다운 광주를 만들기 위해 그동안 꿈꿔왔던 바를 실현해보고 싶다.

-앞으로 광주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고 있나? 구체적인 광주발전 공약에 대해서 밝혀달라.

광주를 자동차산업의 메카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현재 40만대에서 50만대 수준으로 증산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기아자동차의 생산규모를 80만대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것이다. 자동차 공장의 생산규모가 80만대 수준에 이르게 되면 고부가가치 부품협력업체들이 본공장 인근으로 이전하게 된다. 물류비용과 생산이나 조립의 효율성을 볼 때 이 정도 규모가 되어야 이전의 실이익이 있다. 대략 300개 정도의 협력업체가 광주로 이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약 3만개의 안정적인 일자리가 새로 생기게 되고 그 파급효과에 의해 광주시민들의 실질소득도 올라갈 수 있다. 나는 4년 내 광주시민들의 소득이 3만불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해왔다.

아직 구체적 성과를 밝힐 수는 없지만, 현대기아차 그룹 인재개발원장을 지낸 내가 이 일을 이루는 데 적임자라고 본다. 광주의 경제구도를 큰 틀에서 바꾸는 일이라 손바닥 뒤집듯 쉽지는 않겠지만 충분히 실현 가능한 프로젝트다.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무상급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무상급식은 단순한 무료급식이 아니라 의무급식이어야 한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피력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의무교육인 만큼 교육과정의 일부인 급식도 당연히 의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 급식의 근거인 학교급식법과 중등교육법을 대폭 개정하거나 의무급식법을 새로 제정해야 한다. 법을 대폭 손질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교육청이 정해진 비율만큼 분담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의무급식을 실시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가 되겠지만 그 이전이라도 전면급식을 실시할 방안을 강구할 것이다. 광주지역 초·중·고 학생들에게 올해 전면급식을 실시한다면 약 972억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계산됐다. 이미 시교육청이 올해 저소득층 자녀 급식지원비로 144억원을 책정했으니 이를 계산에서 빼더라도 약 828억원이 필요하다. 모범적으로 전면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타지역의 사례처럼 시교육청과 시가 50%씩 분담, 414억원의 재원을 마련하면 가능한 일이다. 광주시가 운용하고 있는 예산 중 불요불급 사업비를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경상비를 절감하면 1,000억원 규모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다. 급식 때문에 아이들이 상처를 받는다거나 배를 곯는 일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 제도가 바뀌어야 궁극적으로 해결되겠지만 그보다 우선 아이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고민한다면 버젓이 조례를 만들어놓고도 생색내기조차 하지 않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 후보로 출마를 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사진제공:정찬용 예비후보)


이번 선거는 MB정권의 실정을 심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MB정권의 역주행을 막고 민주정권 재창출을 위해 5+4, 지금은 4+4가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나는 이 중 시민세력 4개 단체 중 하나인 시민주권의 상임위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대통합 또는 연대 과정이 다소 실망스럽게 흘러가고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단일화 후보가 대구, 경북지역만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나타난 것만 봐도 통합과 연대에 대한 전국민적인 여망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이해찬 전 총리와 함께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민주권이 해야 할 역할을 끝까지 완수하기 위해서는 무소속으로 끝까지 가는 것이 맞다. ‘민주당 작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광주에서 무소속 후보는 열세일 수밖에 없지만, 민주당이 아닌 대안세력의 등장을 바라는 광주시민의 높은 의식을 믿기에 흔들림 없이 가고 있다.

-국민참여당에서도 입당을 권유했는데?

국민참여당에서도 입당제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민주정권 재탈환이라는 큰 목표의 한 과정이다.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과 MB에 맞서 대통합을 이뤄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설사 다소 미진한 연대에 그칠지라도 지방선거 이후 반MB전선을 형성하는 일을 그만둘 수 없다. 각 정당만의 통합이 아닌 시민세력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반MB전선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나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어야 한다.

-사실, 광주는 민주당의 텃밭이다. 민주당 후보에 맞서 승리할 자신이 있나?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 서거 이후 광주 민주당이 중심을 잃고 있다. 광주·전남 단체장들이 영산강 보 건설현장에서 많은 시도민들은 물론 전 국민의 절대다수가 반대하는 사업 현장에서 'MB어천가'를 헌납하는 사태까지 나타났다. 또한 민주당은 전면적으로 시민공천배심원제를 실시할 것처럼 하더니 결국에는 광주 민주당 내 여러 세력들의 이해에 따라 결국 짬뽕 경선룰로 결론을 냈다.

광주 민주당이 이렇게까지 시민들의 뜻을 도외시하고 우롱하는 데는 40년 동안 지지를 보냈던 호남민이 이번에도 틀림없이 지지해 줄 것이라는 오만함이 배어 있다. 광주시민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로운 대안세력을 찾고 있다. 그래야만 다음 대선에서 희망이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앞장서 이끌고 지켜왔던 역사가 있고 또 그런 자부심이 있는 광주시민들을 믿는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여론조사를 살펴보니 민주당 예비후보들에게 뒤쳐졌었다. 이를 타개할 만한 전략은 있나?

광주에서 민주당을 제외한 각 정파가 모여 광주 민주당에 맞서는 ‘4+알파’의 구도가 형성됐다. 나를 비롯해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광주의 4개 야당이 연대를 통해 단일후보를 내자는 방안이다. 각자 조금씩 다른 조건들 때문에 단일화를 합의하는 데 다소 진통이 있지만 끝내는 성사시킬 수 있다고 본다. 일단 광주 민주당에 맞서는 단일후보가 등장하면 지금까지의 판도가 확 바뀔 수 있다.

-지방선거 시기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와 시기상 겹친다. 노풍(盧風)이 불 것이라는 얘기가 파다한데, 광주시장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나?

노무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생각은 없다. 이번 선거는, 특히 광주에서 지방선거는 얼마나 시민들의 민심을 잘 읽어내고 그 민심을 받들 것인가가 관점이다. 서거 1주기가 되면 일시적으로 추모여론, 동정여론이 일 수 있지만 본질은 결국 민심을 잡는 일이다. 무소속의 어려움 속에서 선거에 도움이 될 만한 무언가에 기대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그보다는 민심을 쫓아가는 정도를 따를 것이다.

-광주 희망과 대안에서 좋은 후보 18명을 발표했다. 민감한 시기에 친노인사들만 들어있다는 논란이 있는데?

광주 희망과 대안이 준비했던 심사기준을 존중한다. 내가 좋은 후보로 선정된 것은 참여정부에서 활동한 경력 때문이 아니라 광주 희망과 대안이 마련한 기준에 부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광주시장 후보의 경우, 좋은 후보가 복수로 선정돼 광주시민들에게 선택의 기준을 뚜렷하게 제시하지 못한 점이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누가 시민들의 뜻을 정확하게 짚고 따를 것인지, 2012년 정권교체기에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광주 희망과 대안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국민참여당의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한 출판기념회를 여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는데 단일화 가능성은 있나?

광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4+알파’ 테이블에 이병완 고문도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친노세력들이 결집하고 있다는 표현보다는 각자의 위치에서 공동의 목표를 위해 뛰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이병완 고문과의 개별적 단일화는 큰 의미가 없다. 광주 단일화 논의는 범 광주야권이 합의를 이뤄 단일부호를 낼 때 폭발력을 가질 수 있다. 후보 단일화 과정에 유능한 인사가 많이 포함되면 광주 민주당에 맞설 수 있는 시민적 대안세력으로서의 경쟁력이 더 커진다고 할 수 있다. 정정당당히 자웅을 겨뤄 광주 개혁세력의 단일후보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설사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개혁세력 연대의 틀에 복무해 2012년 정권교체기를 준비해 나갈 것이다.

-‘2010광주희망연대’ 구성을 제안하면서 반민주개혁후보 단일화를 함께 제안했는데, 이에 대한 진척은 있나?

내가 제안한 2010광주희망연대는 광주에서 민주당을 제외한 제정파, 시민세력이 한데 뭉쳐 후보단일화를 이루자는 정치협상 테이블이다. 아직 결과를 도출할 단계는 아니고 협상내용도 일방적으로 발표할 처지는 아니지만, 각 진영의 후보들과도 지속적으로 논의를 하고 있다. 적절한 시기가 되면 논의 내용과 결과를 시민들에게 알릴 기회가 있을 것이다.

-지난해 광주·전남지역에서는 4대강 사업과 관련, 지자체장들의 'MB어천가' 사태가 있었다. 이런 논란을 불러 일으킨 4대강 사업, 특히 영산강 지역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

MB정권의 4대강 밀어붙이기는 국민 3명 중 2명이 반대하는 사업이다. 토건제일주의 사고방식이 뼛속 깊이 새겨진 MB정권으로서는 이런 여론이 의아스러울 수밖에 없겠지만 우리 국민들은 강바닥을 파헤쳐 배를 띄우겠다는 상식 밖의 발상을 이해할 수 없다. 이 사업을 시행해서 누구에게 이득이 가는지를 살펴보면 MB정권이 왜 이토록 4대강 사업에 집착하는지를 알 수 있다. 4대강 주변에 땅을 가지고 있는 토지보상 대상자와 토건업자의 배만 불릴 뿐이다.

광주시는 올해 예산에 ‘영산강살리기사업 특별회계’로 105억원을 운용하고 있다. 이 재원을 강주변의 골재를 팔아 충당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강주변을 파헤쳐 골재를 채취하고 그것을 팔아 또 강바닥을 파내는 작업을 하겠다는 뜻으로 4대강 사업의 환경파괴적인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영산강의 오염이 심각한 수준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살리는 방법은 완전히 다른 관점으로 보아야 한다. 물은 도랑에서 지천으로 흐르고 강으로 모여 바다로 간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아지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광주천이 광주를 관통하고 극락강과 황룡강의 물이 영산강으로 흘러들어 가는데 이런 지천과 샛강의 오염문제를 도외시하고 영산강의 바닥만 파헤치는 방식은 명백히 순리를 거스르는 일이다.

광주는 영산강 오염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 온갖 오염원이 광주천과 극락강, 황룡강으로 유입되고 결국은 영산강을 더럽히고 있기 때문이다. 영산강을 살리기 위해서는 전남도와 환경부 등의 유관기관과 협조체제를 갖춰 도랑과 지천, 샛강의 수질을 정화시키는 것이 제일 확실한 방법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호남에서는 DJ 계승자로서 새로운 리더가 확실히 서지 않고 있는 듯하다. 앞으로 호남의 새 리더의 조건과 자격은 무엇으로 보는지? 또한 당선이 된다면 정 수석의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호남민의 민심을 읽고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 호남, 그 중에서도 광주는 특히 한국 근현대사에서 항상 중요한 역할을 앞장서서 이끌었다. 광주학생운동에서부터 5·18 항쟁, 국민의 정부, 3·16 경선을 통한 노무현 시대의 개막 등 민주주의의 변곡점 한가운데 항상 광주가 서 있었다. 이런 자부심이 광주의 정체성을 만들어냈고 그 흐름을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읽을 줄 알았던 지도자였다고 본다.

두 대통령이 서거한 이후 민심을 읽고 민심의 명령에 복무하는 리더십이 사라지고 현재 광주 민주당이 보여주는 것과 같은 껍데기 정치만 남고 말았다. 나는 당선이 된다면 소통의 리더십을 세워가고자 한다. 모든 독선적인 요소는 없애고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충실히 들을 것이다. 또 금호사태와 같이 시민사회 내부에 갈등이 있을 때는 수수방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매듭을 풀어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방연립정부를 구상하고 있다. 현재의 소통부재는 권한을 독점하고 외부의 목소리를 백안시하는 독선과 아집의 결과이다. 부시장급 권한을 가진 직위를 다수 늘려 각계의 의견이 책임성을 가지고 소통될 수 있도록 하겠다. 수평적으로는 전남도와 협의를 통해 광주와 전남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소통구조를 만들고, 시 차원에서는 기초자치단체와의 관계를 더욱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 후보단일화를 위해 협상하고 있는 제 정파의 정책도 충분히 수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

-호남에서 민주당에 대한 신뢰도와 지지도가 예전만큼 높지 않은 것 같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고 있는가? 또한 현재 호남 유권자는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호남민심의 현주소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여론과 민심은 구분해서 살펴야 한다. 여론은 비교적 단기간 동안 구성원들의 개인적이고 경제적인 이해에 따라 움직이지만, 민심은 장기에 걸쳐 공공의 이익, 공동선의 가치에 따라 서서히 움직이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호남유권자의 여론은 시기에 따라 다소 유동적인 모습을 보여 왔지만 그동안의 역사를 통해 도도히 흐르고 있는 민심은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과 그 궤를 같이하고 있다. 호남민들은 이에 대해 당장 설명해내지는 못하더라도 유전자처럼 그 자부심을 대를 이어 전달해오고 있다.

광주의 민주당을 질책하고 새로운 정치지형을 만들어내는 데 내가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도 이런 호남민들의 민심을 읽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2012년 대선국면에서 또 다시 독선과 아집 덩어리인 한나라당을 극복해내지 못한다면 상상하기 힘든 미래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면면히 흐르는 광주시민의 정신을 보듬고 광주시민과 함께 호랑이처럼 보고 소걸음처럼 뚜벅뚜벅 걸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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